보이즈 온 더 런.


만약 올해 맛의 달인이 완결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단연코 올해 최고의 만화로써 보이즈 온더 런을 꼽고 싶다.



하나자와 켄고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게 된건 르상티망이라는 순정만화 제목의 탈을 쓴
중년 오덕의 드라마틱한 사이버 세상 체험기때부터 였는데 그게 그의 데뷔작이던 혹은 대표작이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던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너무나 디테일하고 사실적으로 그리고 변화구 없이 오직 직구로만 말하는 그의 화법과
난잡해보이지만 사실은 사려깊은 구성과 미장센들이 여타 소년, 성인 만화와는 다른차원의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그만화 풍의 캐릭터가 개그만화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너무 아프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한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차기작으로 진행했던것이 이 보이즈 온더런인것 같은데. ( 확실한건 나도 모른다.)
더욱 또렷해지고 현실적인 직설화법, 그리고 너무나 솔직하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대사 하나하나가
르상티망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것 같아 보는 내내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개그만화의 탈을 쓰고 성장을 이야기하는 동일 선상의 무수한 만화들이 결국 개그도, 성장도,
그렇다고 다른 무엇인가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반면에 하나자와 겐고는
보이즈 온더런을 통해 결국 모두 취해버리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준다.

이는 보이즈 온더런이 어설픈 말장난, 억지스러운 상황설정을 포기하고 ,
우리의 일상속에 있는 얼치기 친구의 성장담을 그려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결국 그 얼치기 친구는 동년배의 나 혹은 당신이며 , 그친구의 상황이
결국 나 혹은 나를 둘러싼 지금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하나자와 겐고가 보이즈 온더런을 통해 이야기 하는 이 바보가 실은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비참한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는 것이다.

이는 사채꾼 우시지마가 강제적이고 자극적으로 왜곡된 거울을 비추는 것과 달리
대단히 따뜻한 시선과 대단히 정직한 거울을 비춤으로써 더욱 소름끼치게
현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우시지마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따듯하고 착한 시선을 가진 이만화가
우시지마보다 더욱 무서운것은 너무나 정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시지마를 읽으면서 단한번도 내가 이와같은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다. 오히려 우시지마가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현실의 추악함과
냉정함을 즐길뿐이지 나는 사채 쓰지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단한번도 없었다.
어차피 우시지마가 다루는 내용 자체가 독자에게 참여를 유도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러나 보이즈 온더런은 다르다. 그 정직하고 따뜻한 거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에게 혹은 캐릭터에게 거기서 이런 선택은 하지말았어야지 라는 충고를
하게되고, 아 제발. 제발 하느님! 제발 작가님!!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정도로
미치도록 현실적이고 미치도록 비참하게 비춘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것처럼.

그러나
10권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분량안에 빼곡히 담긴 ,
승자는 아무도 없는 이 비참한 만화를 보면서 마지막권을 읽고
웃을 수 있는건 어떤 이유일까.

남들보다 키도 크지 않고 , 남들 보다 똑똑하지 않으며 , 남들보다 잘생기지도 않은
그리고 내새울만한 장기 하나 조차 없는.

그건 내이야기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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